뉴질랜드에 처음 정착했을 당시에는 안정적인 일을 구하기 전까지 최대한 지출을 줄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선택한 집이 주 NZD $350짜리 플랫(flat)이었습니다.
전기, 수도, 인터넷이 모두 포함된 올인클루시브 구조였고, 무엇보다 개인 화장실이 딸려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최소한 화장실만큼은 혼자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큰 장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만큼 ‘나만의 공간’을 조금이나마 확보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공용 주방 사용에서 오는 불편함, 서로 다른 생활 패턴, 그리고 은근히 신경 쓰이던 소음 문제까지, 막상 살아보니 예상하지 못했던 불편함이 하나둘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제는 정말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는 생각이 강해졌고, 결국 현재는 주 NZD $550의 1베드룸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플랫과 아파트, 이 두 선택지는 겉으로 보면 단순히 금액 차이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체감되는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주거비: 숫자보다 크게 느껴지는 차이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주당 $200 차이면, 한 달에 조금 더 쓰는 거 아닌가?”
그런데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올인클루시브 플랫 기준
1)주 $350
2) 전기, 가스, 인터넷 포함
3) 개인 화장실 사용
4) 추가 고지서 없음
한 달로 계산하면 약 NZD $1,520 (350 × 4.33주)
집 관련 비용은 이게 전부였습니다. 관리 걱정도 없고, 고지서 확인할 일도 없었죠.
1베드룸 아파트 기준
1)주 $550 (냉수만 포함)
2)전기 별도: 월 $150~$200
3)인터넷: 월 $70
한 달 기본 렌트만 해도 약 NZD $2,382, 여기에 전기와 인터넷을 더하면 NZD $2,600~$2,650 선이 됩니다.
체감 차이: 한 달에 약 $1,000 이상
솔직히 말해, 전기세 고지서를 처음 받았을 때 꽤 충격이었습니다.
플랫에서는 한 번도 신경 쓸 일이 없던 항목이었거든요.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얻은 대신, 매달 확실한 고정비를 떠안게 된 셈입니다.
왜 플랫 주인들이 건조기 사용하는 횟수를 제한했는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차와 식비: 있으면 편한데, 없으면 확 아낄 수 있다
뉴질랜드 생활에서 차는 필수는 아니지만, 제 경우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습니다.
직장이 공항 근처에 있고, 대중교통으로는 출퇴근이 상당히 불편한 지역이라 결국 차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이동은 확실히 편해졌지만, 그만큼 비용 부담도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현재 차량 유지에 들어가는 기본 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자동차 보험: 월 NZD $150
- 주유비: 월 NZD $350~$400
- 주말 여행이나 장거리 이동이 있는 달: 추가 지출 발생
특히 주말에 로토루아나나 타우랑가처럼 근교 여행을 다녀오기만 해도 주유비가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뉴질랜드의 큰 장점 중 하나가 아름다운 자연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지만, 그만큼 이동 비용도 자연스럽게 따라붙습니다.
식비는 최대한 의식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외식비가 비싼 뉴질랜드에서는 자주 밖에서 먹는 것만으로도 지출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외식 횟수를 의도적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피곤한 날에도 가능하면 집에서 요리해서 먹는 쪽을 선택하며 식비를 조절하는 중입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습관 하나가 한 달 지출을 꽤 안정적으로 만들어준다는 걸 체감하고 있습니다. - 슈퍼마켓 장보기: 주 $50~$100
- 외식: 주 최대 2회로 제한
외식은 한 끼에 $20~$35가 기본이라 자주 하면 감당이 안 됩니다.
요리를 생활화한 이후, 체감되는 지출 차이가 꽤 큽니다.
그래서 한 달에 얼마 쓰냐고요?
모든 걸 더해보면 숫자는 꽤 현실적(?)입니다.
현재 기준 월 지출 요약
*주거비 (렌트+전기+인터넷): $2,600~$2,650
- 자동차 관련 비용: $500~$600+
- 식비: $380~$700
- 통신·생활·기타: $150~$250
- 월 총 지출: NZD $3,700~$4,200
뉴질랜드 최저임금으로 풀타임 근무를 하면,
이 생활이 ‘가능은 하지만 여유롭지는 않은 수준’이라는 걸 체감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명확합니다. - 차 없이 + 올인클루시브 플랫 → 월 $2,200~$2,600 가능
- 1베드룸 + 차량 보유 → 월 $3,700 이상 각오
뉴질랜드는 분명 매력적인 나라입니다.
공기는 깨끗하고, 삶의 속도는 느리며, 주말마다 자연이 기다리고 있죠.
하지만 이 생활을 오래 유지하려면, “좋아서 사는 삶”과 “버틸 수 있는 수입” 사이의 균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글이 뉴질랜드에서 혼자 살기를 고민하는 분들께 현실적인 기준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